이야기는 한달전즈음, 한 강연 자리에서 받은 질문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보통 한시간반 정도 강의를 하면 듣는 분들의 상세한 이해도 돕고 강연자도 물한잔 먹고자.. 영상을 1~2개 정도 봅니다. 그날 주제가 이벤트/프로모션이였기에 참고할만한 영상을 봤는데요.. Q&A 시간에 아래와 같은 질문을 받았던 것입니다.

“왜 한국에는 저런 영상이 없을까요?”

강의가 ‘잘’ 되면.. 다양한 질문이 나옵니다. 이런 피드백들이 이짓(?)의 매력일텐데요. 이날의 질문은 이후로도 오랫동안 제 머리속에 남았습니다. 저도 늘 생각하던 지점이었거든요. ‘왜 우리나라에는 때깔좋은 대박 이벤트나 프로모션이 없을까?’ 그러고보니 정말 그런 대박 이벤트가 우리나라에는 없을까? 물론, 재미있는 아이디어,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프로모션, 의미있는 효과를 거둔 이벤트는 당장 생각해도 국내에도 많습니다. 다만, 실무자들도 진심으로 감탄하게 만드는 대박 이벤트/프로모션이 있느냐하면.. 딱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현재까지의 고민을 공유해봅니다.

전설로 남은 캘러그의 ‘파맛첵스'(…) 사태

 

#1. 애초에 경직된 환경과 아이디어의 부재 

‘원죄’론적 이야기이자 답없게 만드는 성찰이기도 한데요.. 그냥 처음부터 우리는 글러먹었다(…) 류의 이야기입니다. 말하자면, 애초에 그런 쌈박한 아이디어를 낼 환경 자체가 아니라는거죠. 줄세우기, 상명하복, 튀는놈은 밝아버려.. 식의 교육과 문화 속에서 자라오고 일하는 우리에게 ‘탄복할만한 기발한’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은.. 그것을 고민해볼 사람에게도 그 이야기를 받아들여줄 환경에서도 무리아닌가 하는 겁니다.

 

#2. 그에 연계한 에이전시의 자기검열과 고객사의 이율배반 

#1에서 심화발전된 고민입니다. 그나마 척박한 환경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도 ‘너무 튀는거 아닌가?’, ‘리스크 감당이 될까?’하는 자기 검열로 다시 flat하게 깍아버린다는거죠. 거기에 결정권자들의 산업에 대한 몰이해(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개입)와 실무진의 예산압박이 적절하게 mix되면.. 어느새 대책없는 아이디어가 실행에 옴겨지고 있는 것을 목도하게 됩니다. 말하자면, 브랜딩과 마케팅 동시를 고려하며, 언급도 많이되고 인기도 있고 리스크도 없는, 무언가 완전체의 프로모션을 기대한다는건데요. 모든 것을 고려하고 만족시키면서도 엣지까지 있길 바라는 것은 욕심이죠. 자고로 ‘대박’을 노리려면 그만큼에 리스크를 감당하는 것이 인지상정^^


아이디어가 망가지는 과정(…)

#아이스버켓챌린지

무엇이 종국엔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기획하고 결국엔 집행까지하게 했을까?

 

#3. 검증병.. 일종의 배끼기, 여기서 업계 관계자들까지 감동시키는 무언가가 나올리가 

일종의 ‘검증병’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레퍼런스를 따지고, 정말 그게 가능하겠느냐?를 묻는건데요.. 사실 정말 쌈박한 대박 아이디어를 고민하는데, 케이스를 따져본다라.. 그 자체로 넌센스입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실제로 많습니다. 여기서 담당자의 적절한 ‘운영의 묘’가 필요한데요. 그마저 이리흔들저리흔들하며 시간을 보내다보면.. 결국은 예산집행 자체를 위한 아이디어가 탄생합니다. 바야흐로 형식이 메시지를 지배해버리는 것이죠.

 

#4. 마케팅적 시각과 ROI 설정의 혼선

많은 좋은 기획과 의도들이 용두사미의 운명을 맞이하는 이유되겠습니다. 명확한 목적과 방향타가 부제하거나 적확하게 공유되지 않은 경우일텐데요. 예를 들어, 쇼킹한 친구들이 강남 한복판에 등장해 어떤 액션을 한다. 그리고 나서 ‘전단지를 나눠준다’ 랄까요. 혹은 사회적 이슈가되었던 ‘무슨녀’를 본딴 영상을 만드는 식인건데.. 이게 사실 파고들어가면 대박을 칠리가 없다는 겁니다. 리스크가 한보따리이고. 그럼에도 브랜딩이 아닌 마케팅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해볼만한 이야기라는 것이죠. 이렇게 인식의 혼선에서 탄생한 아이디어는 근원적으로 대박 아이디어의 반열이 될 수 없고, 이것은 우리나라 실무진에서 왕왕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고맙긴하다만(..)

 

5. 거기에 더해, 뭔가 ‘때깔’의 문제….

이 부분은 명확히 정의하기 힘듭니다. 말하자면 ‘아우라’ 정도일 것 같은데요. 마치 고질라인가 영화를 보고 ‘왠지 모르게 영상 퀄리티 후지다..’라고 말하는 느낌이랄까요. 영상미 차원의 이야기일 것도 같구요. 이벤트의 대가 루이까또즈 신유철 과장님이 말씀하신 ‘프로모션은 제품 또는 브랜드와 본질적으로 연결 고리가 있는 것을 소비자에게 경험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본질과 무관하게 성공사례를 그저 베끼다보니 겉핥기만 되는 것’과도 어느정도 맞닿아있는 것도 같습니다. 말하자면, 넬러번스의 문제랄까요. 실제로 국내의 이벤트 영상을 보면, 왠지 순수하게 이입이 되지 않는 괴리를 왕왕 느낍니다. 말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는 때깔의 지점입니다.

 

‘왜 한국엔 대박 이벤트/프로모션이 없을까?’를 고민해보니.. 이것이 이벤트/프로모션이나 대박 영상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네요. 쉽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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