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 여행기 “페루의 일본인 대통령”_’하루 한장 여행이야기_페루 쿠스코’

[하루 한장 여행이야기 4] (위) 2012년 9월 페루 쿠스코, (아래) 페루 와라즈 산타크루즈


대선이야기로 떠들썩 합니다. 페루에서의 일화가 떠오르네요. 페루에는 유난히 일본, 중국, 한국에 대한 관심과 상징물들이 많습니다. 한류가 가장 거세면서도 이상하리만치 중국식당이 많은 곳이 이곳입니다. 희안하게도 마오쩌둥의 벽화를 중국보다 많이 볼 수 있고, 일본인이 대통령에 당선됬던 곳이 바로 페루입니다.

이야기는 후자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1990년부터 무려 10년동안 페루를 사실상 ‘지배’한 이가 바로 후지모리라는 한 일본인이었습니다. 그는 마오쩌둥의 노선을 표방하며, 쓰러져가는 페루의 경제를 일으켜세웠죠. 일련의 게릴라들을 소탕하며 국민적 인기도 얻었구요.

하지만, 그 끝은 비참합니다. 헌법을 바꾸고, 국회를 해산시키며 3선에 성공합니다. 각종 부패에도 앞장섰죠. 국내 여론이 악화되던 중, 해외 순방 길에서 돌연 일본으로 도피해버립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요. 그리고 10년 후, 그의 딸은 앞도적인 득표로 국회의원이 되고, 2011년에는 대통령 후보에까지 진출합니다.

한편, 일본에서 페루를 부정하며, 그를 믿던 국민들을 어이없게하던 아비는 딸의 인기를 등에 없고 다시 야망을 불태우며 페루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납치, 살인, 공금유용 등 각종 범죄로 국제 범죄자 신세였던 그는 칠레 사법당국에 붙잡혀 25년형을 선고받습니다.

그의 딸은 대선에서 졌지만, 저를 포함한 일단의 배낭여행자들에게 이들의 무지함과 역사적, 정치적 무감각은 조소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리고 깨닫습니다. 그랬습니다. 사람은 경거망동하면 안되는구나… 제가 비웃었던 순진한 페루 사람들에게 미안합니다.

이글은 제 개인 페북에서 시리즈물로 연재하던 것을 가져온 것입니다. 포스팅 시점과 페북과 블로그라는 공간 상의 차이에 따라 어색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2017-02-12T15:01:59+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