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 후기 “슈퍼콘서트인가, 락페스티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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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락페, 락페스티벌의 마지막을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의 메탈리카와 함께 했습니다. 올 여름에만 3개의 락페스티벌을 경험했으니 이정도면 빡시게 논셈이네요.(누가 지산락페에 사람없다 했어?!, ‘남이섬 레인보우 페스티벌’에서 본 밴드 감상평 참고) 여타 페스티벌과 비교했을 때, 올해의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 는 많은 의미도 있었고, 할 이야기도 많은 듯 합니다.

락페스티벌의 계절이 마무리되었으니, 곧 2013년의 전체 락페 후기도 올리겠습니다만. 그전에 간단하게나마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 후기부터 집고 넘어가보겠습니다.

 

1.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는 성공했는가?

먼저,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할 것 같은 이야기부터해보죠.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는 성공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외부에서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지만, ‘성공’했다고 봐야할 듯 합니다. (내부 이야기를 들어보면, 회의적이라는 시각도 종종 있는 것 같긴합니다만..)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는 2일권이 25만원이고 1일권이 16만 5천원입니다. 2틀동안 관객은 주최측 추산 7만 5천이고 이 수치는 업계 상식으로 봤을 때, 꽤 정직한 추산으로 보입니다. 그렇다해도 그냥 6만이라고 칩시다. 2일권을 구매 관객은 2만으로 얼추잡아보죠. 입장 수익만 80억 정도가 나오네요. 거기에 각종 협찬, 부스, 상품 등을 더해야겠죠. 어디까지나 예상이지만 100억은 넘겼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뮤즈를 20억주고 불렀네 어쨌네 말이 많긴하지만.. 아티스트 게런티, 무대, 시설, 인건비, 대관, 홍보, 광고 등등의 지출을 플러스 마이너스해보면 똔똔은 맞춘 것으로 보입니다.(현대카드가 그 정도로 막나가지는 않았을거라는 전재하에;;)

그런데 이글(‘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를 주목해야하는 이유)에서도 밝혔듯이,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홍보성 이벤트입니다. 해당 행사로 얼마를 벌어들이느냐는 문제가 아니라는거죠. 그런면에서 봤을 때, 행사 자체는 굉장히성공적으로 치뤄졌습니다. 약간의 호불호는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참여한 관객이나 참여하지 않은 사람 모두에게 ‘역시 현대카드’의 인상을 강하게, 제대로 심어준건데요. 저부터도 ‘해지한 현대카드를 다시 신청해야겠다’라는 마음이 들게 만들었으니까요. 대다수의 락키드들에게도 ‘믿고 보는 현대카드’가 중론인 듯 합니다. 다른 락페와는 출발점부터 다른데다가 첫회라는 점을 굳이 감안하지 않아도 시티브레이크는 성공했습니다.

 

2. 그래서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는 ‘성공한 락페스티벌’인가?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시티브레이크가 과연 락페스티벌일까요? 아니면 슈퍼콘서트의 일환일까요? 개인적으로는 기획하시는 분들이 이 두가지를 놓고 갈팡질팡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예상되었던 경험부족일 수도 있겠구요. 애초에 시작부터 뮤즈와 메탈리카를 두고 점차 확장되어진 애매한 개념의 행사였기도 했지만.. 공연이 진행되면 될수록 그런 인상은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런 기준으로 ‘성공한 락페스티벌인가?’에 대한 답을 구해보자면, ‘성공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분명, 현카는 그동안 슈퍼콘서트를 통해 척박한 우리나라 공연환경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켜왔습니다. 정말 그들의 주장처럼 깜짝놀랄 양질의 콘텐츠를 소개해온건데요. 이것이 시티브레이크로 넘어오면서 균열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 단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자율성
단적인 예로 ‘강한 친구들(검은티로 상징되는 안전요원)’이 슬램을 즐기는 관중을 제지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꽤나 우스운 광경이었는데요. 그들의 입장의 이해가 가긴했습니다만, 락페스티벌의 관중을 대하는 태도는 분명아니었죠. 아마도 얌전히 다치지 말고 놀다가라.. 정도의 노선이 있었겠죠. 비 매니아가 보기에 슬램은 분명 ‘싸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테니까요. 그런 면면은 곳곳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위와 연계된 안전요원의 지나친 분위기 조성도 대표적인데요. 관중석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관객의 행동을 통제하는 것을 보니.. 락페와서 눈치를 봐야하는건가..?? 싶었습니다. 이는 분명 락페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벌어지는 헤프닝에 다름아닐듯합니다. 우드스탁부터 이어져온 락페의 기본 정신은 저항과 자유였을테니까요.

2) 강박관념
자율성의 문제는 강박관념으로 이어집니다. 슈퍼콘서트부터 이어져온 깜짝놀랄 콘텐츠를 잘 포장해 보여주던 정신이 락페와 정면 충돌하게 된건데요. 단적인 예로, 청소 알바가 왜이렇게 많았을까요.^^;;;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Let’s clean이라는 표어처럼 지나치게 깨끗하고 정돈된 행사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또, 각종 싸인판 옆에는 사진찍어주는 알바까지 있었는데요. 그 분들을 무시하거나 희화화 하자는 것이 아니고.. 락페의 시각에서 봤을 때, 이건 좀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지나치게 깨끗하고 정돈된 행사는 락페의 본질과는 맞지 않는 노선일겁니다.

3) 사운드
이 부분은 이론의 여지가 없을 듯 합니다.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뮤즈 빼고 사운드 개판이었습니다. 슈퍼콘서트 때는 한팀만 잡고 무대 시설이나 음향 모든 것을 준비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수십개의 팀이 설 때는 다른 노하우가 필요하겠죠. 특히, 메인스테이지의 사운드는 첫째날은 말그대로 재앙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대형공연에서 툭하면 하울링이 생기고, 우퍼가 깨지는가 하면, 불안불안한 스네어 사운드, 게다가 보컬은 소리가 계속 먹히고 전체적인 사운드 발란스가 무너져 답답한 기분이들었습니다. 이 노래를 이렇게 들을 수 밖에 없다니!! 하는 안타까움이 계속 든거죠. 역시 빠르게 무대가 전환되는 각약각색의 팀이 공존하는 락페에 대한 이해와 경험부족이 이유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이상의 문제는 결국 락페스티벌에 대한 이해부족 혹은, 사람들이 시티브레이크를 락페스티벌로 착각하게 만드는 노선의 명확화가 필요한 사항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슈퍼콘서트 때는 이런 것들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겁니다. 하나의 끝내주는 콘텐츠만 디자인과 하이퀄리티를 주창하는 카드사답게 끝내주게 보여주면 되니까요. 하지만 수십개의 팀이 무대에 오르는 락페스티벌은 약간 다른 고민이 필요했을겁니다. 사운드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결정해야할 거 같습니다. 시티브레이크는 락페스티벌입니까? 슈퍼콘서트입니까?

 

3. 그럼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는 그저 그런 행사였다는거군?

물론, 당연히 아닙니다.^^;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관객들과 락키들들은 매우 흡족하게 공연을 즐겼습니다.


무엇보다 자타가 공인하는 현대카드의 ‘기획력’은 혀를 내둘러야죠.
메탈리카, 뮤즈, 림프비즈킷, 라이즈어게인스 and many more를 단돈 25만원에 보다니요. 이건 농담이 아닙니다. 메탈리카 단공만해도 13~4만원입니다. 헤드라이너가 2시간 공연했으니 메탈리카, 뮤즈만 봐도 남는 장사인 겁니다. 거기다 현대카드만 있다면 20만원입니다. 주변에 현대카드 있는 지인이 한둘은 있을테니 절대 비싼 가격이 아닙니다. 이런 가격에 이런 라인업을 완성하는 것은 우리나라 락페 역사 10여년 동안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위업입니다.

각 라인업의 구성도 훌륭했습니다. ‘메탈’이라는 컨셉을 훌륭히 잡아낸건데요. 이는 실제로 시티브레이크에 남탕이었던 것이 증명했죠.^^;(요즘 시류로 보아서 참 의례적이었던…안타깝죠) 특히, 림프비즈킷, 더유즈드의 가세는 신의 한수였습니다. 덕분에 달달한 락페에서 소외되기까지 했던 메탈빠들은 혼연일체가 되어 공연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연대의식도 그 어떤 페스티벌보다 강했구요. 개인적으로 2013년에 진행된 락페 중에 가장 명확한 노선의 라인업을 구축한 페스티벌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다만, 림프비즈킷의 지나친 홀대는 앞으로 고민해봐야할 문제입니다.(실제로 각종 홍보나 팜플렛에서도 ‘뮤지션 림프비즈킷’은 실종되었었죠)

훌륭한 무대 연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하다못해 인지도가 낮은 팀에게도 충실한 무대 연출을 지원해준 것도 그렇지만. 헤드라이너 급에서는 그대로 공연실황으로 쓰여도 좋을 본토(?) 단공을 그대로 재현해주었습니다. 너무나도 고맙게도요.ㅠ 수십대의 카메라와 각종 조명, 영상 장비를 활용한 빼어난 영상미는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의 백미였습니다.

 

4. 2014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는 어떻게 될것인가?

어떻게 될건지는 현대카드에 달려있겠죠. 이글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를 주목해야하는 이유 에서도 지적했듯이, 어차피 시티브레이크는 한 기업의 이벤트성 행사입니다. 현대카드가 지속적으로 문화 마케팅을 주창하고, ROI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계속하겠죠. 그렇지 않다면? 영혼이 없는 페스티벌입니다. 가차없을겁니다. 단, 현대카드 사장님(https://twitter.com/diegobluff)의 열의를 보면 쉽게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은데..^^;;;

더 나은 페스티벌을 만들기 위한 개선 사항 정도는 지적해볼 수 있을 듯 합니다. 노선문제, 사운드 문제는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겠구요. 그 외 3가지를 더 짚어보고 싶습니다.

1) 먹거리

꽤나 난감했습니다. 너무 비싼것까지는 그렇다쳐도, 너무 부족했습니다.
하다못해 음료수는 따로 팔던가, 적절한 자판기를 설계하던가, 음용수대를 만들던가 했어야 했습니다. 사람들은 어느새 아리수를 사랑하는 서울시민으로 변해있었으니까요. 또한, 메인 먹거리 사이트인 뮤직 스테이지(?)까지는 너무 멀었던데다.. 그곳도 메뉴 하나 구매하는데 2~30분은 기본으로 걸렸습니다.

2) 흡연구역
이미 법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이해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맹목적이기까지한 준법정신에도 감탄했습니다.(밤에도 담배피는 사람 한명도 못봤습니다.;;) 다만, 흡연자가 범죄자는 아니잖아요?^^;;; 흡연구역 좀 잘 꾸며주세요. 내몰듯이 구석 두어개 있는 재떨이에서 모닥불을 피우는 동료(?)들을 보니 눙물이…

3) 돗자리

이 부분은 현대카드가 지금의 컨셉을 유지하는 한, 지속적으로 단속해주시는게 맞다고 봅니다.
그랜드민트가 씨를 뿌리고 지산이 싹을 틔운 돗자리형의 피크닉 페스티벌은 이미 컨셉도 선점 당했거니와 락페에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현대카드의 주요 관객인 메탈빠들에게도 눈엣가시와 같구요. 물론, 뒤쪽에 적당히 자리를 잡고 쉬는 것은 아무문제 없습니다만, 버젖이 앞에 돗자리 깔고 앉아 있는 사람들이라니.. 거기에 첫날 등장한 텐트족은 압권이었습니다.-_-;;;

-_-;;; 짧게 치고 나갈 생각이었는데, 너무 길게 썼네요. 아무튼 2013년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가능한 오래오래 멋진 콘서트 만들어주시면 저희 같이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저 감사할 뿐..굽신굽신;;; 마지막으로 전체적인 아티스트에 대한 후기를 더해 긴글 마무리 합니다. peace!

 

주요 라인업 후기

메탈리카: 유니버셜 클래스. 그냥 지독한 영화 한편 찐하게 보고 나온 기분이었다. 괴물같은 음악, 괴물같은 사운드, 괴물같은 연주, 괴물같은 카리스마, 거기에 엄청난 무대 연출까지. 멤버 한명 한명의 빠지지 않는 캐릭터도 유니버셜 클래스 다웠음. 팬 서비스도 최고. 다만, 관중들이 때창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듯해 조금 거부감이 들긴하더만.

뮤즈: 명불허전. 중간중간 컴퓨터 사운드가 들거가긴 하지만, 과연, 3명이 만들어내는 사운드가 맞는건가?! 메탈리카와 마찬가지로 자체 무대연출과 현대카드의 지원이 더해져, 무려 본토 단공 클래스의 공연을 보여주셨음. 애국가도 감동적이었음.

림프비즈킷: 시티블레이크의 최대 이슈 메이커. 첫째날은 뮤즈를 가볍게 누르고 집에 가는 이들이 하나같이 림프비즈킷을 얘기하는 것을 볼 수 있었음. 비록 사운드는 좃망급이었지만, 그냥 슬램만하는 우리에게 그따위는 중요치 않앗음. RATM, 너바나 등의 커버도 훌륭. 감동적이었던 것은 이 모든 노래들을 함께 따라부르는 락빠들이 함께 했다는 사실. 아직 살아있었구나 니들.

이기 엔더 스투지스: 관록의 할배들. ‘무대위에서 죽는다’는 느낌이 실제로 느껴진 것은 처음이었음. 그 나이에 그 쭈굴쭈굴한 몸이 그렇게 섹시해 보일 줄이야.

라이즈 어게인스트: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 슬래머들을 즐겁게 해주었고 꽉찬 사운드와 무대매너를 보여주었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건전한 펑크밴드

더유즈드: 리허설을 하지 못할 정도로 늦게 왔다고 하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사운드 좃망을 넘어 폐망 수준. 죽어라 듣던 노래인데도 얘네가 무슨 노래를 하는건지 알아먹을 수가 없을 정도로 발란스가 무너져버리심. 가장 안타까웠던 공연

신중현과 그의 가족들: 리스펙! 뮤지션도 관객도 무대도 모두 감동이었다. 그냥 삶에서 배어나오는 블루스를 보여준 백발마녀 신중현 할배. 그의 출중한 아들들. 모두가 하나되어 기쁘고 충실한 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애쉬: 아직 갈길이 멀다.

김창환밴드: 맞형인지 원로인지 노선을 명확히 하라. 나쁘진 않았으나 헤깔렸음

화이트라이즈: 의외의 수작. 기분좋은 발견.

2017-02-12T14:54:30+00:00
  • ㅇㅇ

    전 오히려 깨끗한게 맘에 들었습니다 스테이지에서 페트병으로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게 적고 무엇보다 쾌적했어요 락페의 더러움이 반항이나 자유는 아니니까요 ㅠ 스태프들도 대부뷴 친절했고 단지 정말 슬램을 막은 모습은 지나치게 고상해보이려고 한듯 싶었어요 이벤트도 그렇게 다양하지 않고 제대로 됐다고는 못하겠네요

  • ㅇㅇ

    전 오히려 깨끗한게 맘에 들었습니다 스테이지에서 페트병으로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게 적고 무엇보다 쾌적했어요 락페의 더러움이 반항이나 자유는 아니니까요 ㅠ 스태프들도 대부뷴 친절했고 단지 정말 슬램을 막은 모습은 지나치게 고상해보이려고 한듯 싶었어요 이벤트도 그렇게 다양하지 않고 제대로 됐다고는 못하겠네요

    • jay

      물론이죠. 깨끗해서 좋았죠.^^ 근데 노홍철씨 집에 가면 부담스러울거같은 기분을..락페에서 느꼈다는 기분이랄까요?^^; 일탈이 하고 싶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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