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지산월드락페스티벌’ 후기, 누가 지산락페에 사람없다했어?!

‘2013 지산월드락페스티벌’이라고 불리우는(?) 지산락페에 다녀왔습니다. 이글(‘2013 락페스티벌’ 지산, 펜타, 슈퍼소닉, 현대카드 등 주요 락페 라인업 총정리) 에서도 밝혔듯이, 개인적으로 지산락페스티벌에 큰 기대를 안하고 있었는데요. 어찌하다보니, 2일권을 끊어 다녀왔네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틀째 서브무대 헤드라이너였던 ‘델리스파이스’가 두차례나 말했듯이, “누가 지산락페에 사람없다했어?”라는 말이 올해의 지산을 대표하는 말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페스티벌의 지표를 알 수 있는 관객 수에서 지산락페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안산락페스티벌에 비해서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 흥행 성적을 거뒀습니다. 안산락페스티벌이 첫날 주최측 추산 1만 9천명이 왔다고 발표했하니.. 실제로는 1만명 내외였겠죠. 안산이 첫날 성적임을 감안해도, 둘째날의 지산은 어림잡아도 3만 이상은 됬을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에 최근 판결이 난 두 페스티벌의 상표권 분쟁 결과(기사 참고)도 CJ E&M에게는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닌 듯 합니다.

비슷한 컨셉과 비슷한 라인업, 하다못해 비슷한 포스터까지. 아무리 CJ가 적통의 당위성을 주장한다 한들.. 이미 여성이 더 많이 찾는 피크닉 형태의 페스티벌이 컨셉인 지산, 안산 페스티벌에 있어, 익숙한 지산에 더 많은 표가 가도 이상하지 않을 결과였던 것 같습니다. 지지고볶고 싸우던, 정작 자신들의 타깃들은 그런거 신경안쓰는 사람들이었던 것이죠.

어쨋든, 지산월드락페스티벌에 다녀왔는데요. 참관 후기? 라고 해야할까요. 방문 후기를 두서없이 적어볼까 합니다. 먼저, 지산락페에서 좋았던 점과 개선점을 간단하게 써볼게요.

좋았던 점
1. 친환경 페스티벌: 본래 지산락페의 컨셉을 주최가 바뀌었어도 잘 계승(?) 혹은 차용했습니다. 2012, 2011지산락페와 비교할 때, 무언가가 바뀌었다고 느끼기 힘들었을 정도. 그 중 하나가 친환경 피크닉 형태의 페스티벌인데요. 본래 이 컨셉은 ‘그랜드민트페스티벌’이 창시자(?)라고 해야할 것 같은데.. 지산은 여름 휴가, 피크닉, 트렌디를 아주 잘 버무린 듯 합니다.

2. 무대, 공연, 연출 구성: 락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무대, 사운드 구성이 자못 훌륭했습니다. 사운드, 조명, 연출 모두 흠잡을 수 없을만큼 만반의 준비를 했더군요. 각 뮤지션의 유기적이고 큰 무리 없는 진행도 좋았구요. 사실 올해가 원년인 페스티벌인 셈인데.. 이런 점은 칭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3. 먹거리, 부대시설: 페스티벌에서 가장 까이기(?) 쉬운 부분이 먹거리, 부대시설 부분일 듯한데요. 이 부분도 만족할 수준이었습니다. 다양한 먹거리가 있다고보긴 힘들었지만.. 나름 충실하고 가격도 적당한 먹거리와 마실거리가 준비되어 있었구요. 각 부스에서는 각종 즐길거리와 기념품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본래 리조트 사이트이다보니 화장실도 크게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그정도면..;

개선점
1. 냄새: 원래 이랬나요?;; 공연장을 떠도는 쩐내(찌린내)에 머리가 아플 정도였습니다. 이 점은 특단의 조취가 필요할 듯 합니다. 화장실 냄새라기 보다.. 쓰레기 부지라고 매입했는지.. 바닥에서 올라오는 냄새였는데..;;;

2. 불편한 동선: 각 무대간의 동선도 개선 요소입니다. 특히, 메인무대와 서브무대를 이동하는 동선은 사람이 몰릴 경우 조금 힘들더군요. 먹거리나 즐길거리가 적당히 그런 동선에 위치했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페스티벌 전체 구조 자체가 너무 길었던 듯. 더군다나, 각 페스티벌 이동시간에 비해 공연 구성이 조금 짧아 모든 공연을 제대로 즐기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3. 기업 협찬: 이점은 개선 사항이라기보다.. 뭐 역부족이었겠죠. CJ의 지원을 받는 안산에 치이고 같은날 열리는 펜타까지 있었으니. 맥주브랜드, 음료수브랜드 하나를 제외하면, 기업 협찬이랄게 없었습니다. 무대 영상으로 광고를 보여준다던가, 참여 뮤지션을 기업협찬에 활용한다던가.. 여러가지 기법을 황용해 기업협찬을 적극 끌어내는 것이.. 지속적인 페스티벌이 될 수 있는 관건이 될 듯..

4. 흡연구역: 이점은 좀 황당했는데.. 원래 락페라는 것이 히피들의 일탈의 천국이었을텐데요…? 술먹고 담배피고 난장피는 락페에서 지정된 구역에서만 흡연해야하고, 그걸로 충실히 지키는 관중(여성 성향이라서 그런건지..;)의 모습은 조금 충격적이기까지 했습니다.;;

여기까지 좋았던 점과 개선점을 살펴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1회치고 꽤 잘 준비하고 진행된 페스티벌이라고 해도 좋을 듯 합니다. 마지막까지 티켓을 어떻게 뿌렸던 간에.. 성적도 나쁘지 않았구요. 그럼 마지막으로 참여 뮤지션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느낌을 포함하는 것으로 글을 마칠까 합니다.

PLACEBO: 명불허전. 그 구성에서 보여줄 수 있는 정점을 찍은 밴드였습니다. 이날 출연한 밴드들과는 클래스가 다른 음악과 협연, 무대를 선보였는데요. 자유로운 악기구성, 심지어 기타 연주자가 베이스를 연주했다가 키보드 앞에 앉기도 하는…에 비해 짜임새있고 탄탄한 연주와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면서 강렬하기까지한 음악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비쥬얼적으로도 대단했고.. 각 멤버와 음악에서 뿜어나오는 아우라도 역시 명불허전이었습니다. 메인 페스티벌에서도 서브 라이너정도는 설 수 있는 팀다웠다고 할까요..

The dandy warhols: 개인적으로 지산락페의 올해의 위치를 보여주는 팀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나쁘지 않은 팀이었고 음악이었지만, 메인무대의 서브라이너급은 아니었습니다. 인지도도 그렇지만, 텅빈 관중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실험적인 음악과 역시 실험적인 멤버 구성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노브레인: 인디계에서 잔뼈가 굵은데다가 메이저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팀답게 딴딴한 구성의 무대를 선보였고, 호응도 좋았습니다. 관중을 봐도 이날 통틀어 2~3번째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것 같구요. 그러고보니 지산이 크라잉넛과 노브레인을 둘다 잡았군요. 드럼 연주자가 보컬을 맡는 등 자유로운 공연형태도 좋았는데.. 전날 과음이라도 한 듯, 약간 어수선한 무대 연출이 좀 눈에 밟히긴 했습니다. 옥의티는 시간 분배와 주최측의 대응이었던 듯. 마지막 곡을 부르기 전에 시간을 다 써버렸고, 주최측은 노브레인의 공연을 그대로 중지시켰습니다. 이날 가장 큰 관중의 호응이 있던 무대인데.. 운영의 묘미가 조금은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다못해, 몇곡 남았다..고 몇차례나 보컬이 말했을 때부터 주의를 줄 수 있었을텐데요.

Deerhoof: 가장 쇼킹했던 팀입니다. 일본인으로 보이는 여자보컬과 다국적으로 이루어진 연주파트가 맞물려 꽤나 실험적인 음악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또 재미났습니다. 일부 여성관중은 ‘듣기도 싫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단촐한 악기 구성과 베이스, 하이헷, 스네어로만 이루어진 드럼도 독특햇는데 사운드가 빠지지 않더군요. 꽤나 진지한 춤사위(?)를 펼치는 여성 보컬도 재미있었구요. 미래가 기대되는 팀입니다.

델리스파이스: 가장 아쉬웠던 팀인 듯. 내공있는 팀답게 꽤 기대를 했고, 이날 가장 많은 관중이 모였다해도 과언이 아닌데가, 지산락페와 가장 어울리는 팀이기도 했던 듯 합니다. 다만, 준비가 좀 안일했던 듯. 메인 멤버와 페스티벌 멤버간의 호흡이 많이 떨어져보였습니다. 그래도 공연 자체는 꽤 인기가 있었습니다. 수준급의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구요. 다만, 기대가 컷던거 같습니다.

킹스턴루디스카: 이날 지산을 찾은 관객들은 킹스턴루디스카의 이름은 확실히 기억하고 가지 않았을까요? 춤이 절로 나오는 팀과 그들의 음악에 모든 관중이 하나가 되어 춤을 주는 진기한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밴드는 이런 분위기에 맞춰 끊임없이 흥겨운 음악을 선보였구요. 재미있는 공연이었습니다. 다만, 이런 음악이 그냥 듣기에도 좋을지.. 그런 완성도 있는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킹스턴루디스카와 이런류의 빅밴드들에게 주어진 숙제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옥상달빛: 달달한 음악과 팀명. 그런류의 팀에게 기대되는 음악과 무대를 충실하게 보여줬습니다. 관객들도 차분하게 호응해줬구요. 키보드 두대를 전면에 배치하고 화음을 만들어내는 두 여성 멤버의 모습도 재미있었습니다. 기대만큼의 무대를 보여준 듯.

2013년, 락페스티벌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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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2T14:54:4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