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7년에 정도에 썼던 글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고에 깊이가 별로 달라지지 않았네요.;; (정체인건지, 여전히 철이 없는건지..;;) 암튼, 진정한 의미의 문화, 풀뿌리 문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문화에 대한 생각은 이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위정자들의 문화와 건축, 발전, 문명화, 관광에 대한 사대주의에 편협, 저렴한데다 얼토당토 않은 사고방식은 여전히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다른 곳에 썼떤 글이라, 적당히 정리해서 다시 소개 드립니다.^^


그냥 에둘러 말하면 문화이야기. 언제나 그렇듯 읽는 이를 고려하지 않는 이야기. 문화라는거. 워낙 오랫동안 이쪽 분야에 직간접적으로 종사해왔고..잡으로도 삼고 있고..많은 생각이 들다 말다 오늘 갑자기 쓰고 싶더라. 얼마전 삼청동 아는 아이가 일하는 카페에 놀러갔다. 삼청동 가봤어? 참 좋아하는 곳이다. 아마도 마지막까지 거긴 남지 않을까 싶은 곳이다. 아무레도 청와대가 옆에 있는데..거기도 그렇게 되진 않겠지. (2013년 Jay 덧. 삼청동은 정체불명의 이태리 레스토랑과 의미없는 영어 간판, 카페군들에 의해 이미 점령당했거나 당하고 있는 중이다..왜 스파게티와 치즈 덩어리가 ‘있어 보이는 곳’이고 한식은 ‘뭔가 비싸거나 분위기 떨어지는 곳’이 되는 것일까? 그 의미없는 영어간판, 분위기있는 한옥집에서 파는 커피, 이태리 음식의 항연들.. 까고 말해 스파게티 서양의 라면 아닌가?)

아무튼..우리나라도 점점 발전해간다. 비대해진 몸에 비해 따라오질 못하는 머리와 손과발. 점점 손발이 저려오고 머리가 근질근질 하는거다. 점점 그럴듯한 곳들이 생겨난다. 삼청동, 인사동, 홍대, 광화문.. 외국 친구가 온다면 데려가고 싶은 곳에 리스트가 하나씩 쌓여가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서 하나씩 하나씩 사라져간다. 번듯하고 그럴듯해보이는 모습들과 무지몽매한 민중들에 의해 하나씩 하나씩 사라져간다. 사실 이 사라져가는 것이 생겨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고 안타까운 일이이라. 그건 다시 복원할래야 할수도 없는 것들이다.
저 위의 대가리들의 ‘문화’, ‘전통’을 위시한 ‘관광’ 마인드는 말그데로 ‘강간’수준이다. 비까번쩍, 때려부숴, 그럴듯하게, 새거, 낡은거 꺼져, 근데 전통이레. 전통을 부수고 새로운 오리무중 떨거지에 전통에 허울을 씌운다. 종로를 밀어버리고, 피맛골을 부셔버리고, 낙원상가를 없던 걸로 하고, 벼룩시장을 없애고, 동대문 운동장도 없애버리고, 그 사람들은 다시 또 외곽의 말도 안되는 현대식 건물에 밀어넣는다.(2013년 Jay 덧. 피맛골, 벼룩시장, 동대문 운동장을 밀어버리고 그자리에 세웠거나 새우고 있는 것이 종로, 광화문, 동대문에서 현재 목격할 수 있는 의미없는 현대식 건축물들이다…) 
 
골목길을 없애버리고, 기왓집을 낡고 고리타분한 걸로 치부하면서도 한쪽에서 전통이라고 치켜세운다. 달동네를 없애고 그 사람들은 살지도 못할 죄다 똑같은 아파트로 밀어버린다. 우리의 옛거리, 옛것, 사람의 향기, 우리의 땀과 눈물, 우리의 발자욱과 냄세는 낡고 더럽고 변변치 못한 것이라 밀어붙이며 새것 깔끔한 것 비까번쩍한 것으로 밀어버린다. 냄세도 없고 향기도 문화도 볼거리도 없는. 10년이면 낡았다고 다시 밀어버릴. 전통도 없고 가치도 없고 얘기도 없다. 그저 개발 논리, 새것병. 그네들이 생각하는 것이라곤 항상 이런식이다.
밑대가리들은 밑대가리데로. 신촌을 퇴폐 동네로 만들어버리고, 홍대를 삼겹살 거리에 정신나간 놈들이 계집질이나 하는 곳으로 만들어버리고, 인사동을 잠식시켰으며, 아파트에 목맨다. 술만 먹어댄다. 나이먹었는데 무슨 문화질이야한다. 극장가서 영화나보고 지 먹고 살기만 바쁘고 휴식이 뭔지는 알지도 못한다. 외국이 최고라고 치켜세우며 우리나라는 더럽고 볼 것도 없으니 때려부셔야 한다고 말한다. 영어에 열광하고 자식을 조기교육시키지만 정작 지네말은 제대로 쓸줄도 모른다. 
그 머리에 그 꼬리. 그 수준이니까, 그 눈높이에 맞는 지도자와 쿵짝 쿵짝. (2013년 Jay 덧. 이 이야기들의 슬프고 안타까운 부분은 이런 이야기가 현재도 그대로 진행형이란 것이다.) 

 

본래 홍대에는 향기가 있었다. 내가 맨 처음 클럽에 서던 불과 8년전만해도. 미친놈들이 모인 정말 괴상한 공간이었다. 정말 궁금한게…꼭 그런데서 그렇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술집, 고기집, 옷집, 카페들을 차려놓고, 어디서나 하는 그런짓을..꼭 거기서 해야만 하는거냐. 오래전에 종로도 그렇게 만들었고..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 그렇게 만들었자나. 왜 꼭 거기서 그렇게 해야하는 거냐. 대체공간으로 사람이 모이고 지가상승에 문화지구지정, 문화를 추구하는 영세업자들의 압박과 자본의 침투, 그리고 그저 그런 곳화, 꼬리를 무는 악순환.
홍대는 괴상하다. 가운데는 이미 잠식 끝까지 썩어들어가고 그 ‘가’는 그나마 명맥을 유지한다. 금토요일은 가기도 싫은 곳이 되어버렸고, 또다시 똑같은 것들이 판을 친다. 하지만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며 끝없이 자기 번식을 하고 있고 그 끝은 신촌과 합정에 맞다았다. 10년후에는 합정을 넘어서 당산까지 갈지도 모르지. 어떻게 보면 그런게 희망이지 않을까.
조그맣지만 자존심을 지키며 자신만의 ‘진짜 맛’이 있는 그런 진정한 맛집을 좋아한다. 그 중 베스트 오브 베스트는 면을 좋아하는 내게 신촌 현대백화점 근처에 있던 간판도 없는 라면집이었다. 한두달에 한번은 꼭 가는 라면하면 언제나 생각나던 그곳. 유럽을 다녀와서 라면 생각이 간절했다. 오랫만에 방문한 그곳은 너무나도 변했더라. 나 슬펐다. 잘되면 욕심나고 초심을 잃는다. 분점화하고 일반적이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통일된 규격의 이윤이 남는 레시피와 디자인, 규격으로 통일한다. 그 규격화된 맛은 이미 정신은 물론 맛도 잃고 껍데기만 남을 뿐이다. 잘되면 그렇게 되고 변질된다. 그리고 또 기존의 손님은 딴곳을 찾고. 악순환 악순환.
일본은 장인을 중시한다. 몇백년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가게를 계속 이어오는 손자의 손자의 손자 얘기 따위 흔하다. 저 좁은 시장통의 조그마한 계란말이 집까지. 나 그런거 너무 좋다. 우리 나라같은 상황에선 절대 불가능하다. 할아버지가 다니던 시장조차 남아있지도 남기지도 않을 나라다. 새로운 것 삐까번쩍 한거 그런데서 전통이며 문화란 건 없다. 전방지축 정체불명 키치만이 만연할 뿐이다.

 

불량과자나 팔고 말이지. 롯데후라보노 위에는 먼지가 뽀얗고 할머니는 구식 아날로그 테레비나 보고 앉았고 맙소사 빵은 유통기간 확인안해요? 그런 구멍가게가 그립다. 다 똑같은 편의점에 대형마트들 홈플러스 따위들. 재미없다. 향기가 없다.
그런거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동네 푸근한 아저씨가 앉아서 하품이나 연신해대는 그런 슈퍼가 그립다. 원플러스 원이니 오늘에 특가 상품이니 약삭빠른 머리나 굴려데는 대형매장 따위 재미없다. 가격을 팔뿐이다. 이윤을 위할 뿐이다. 그곳에 정이고 나발이고 에누리고 나발이고 없다. 신자유시장, 경제 논리 그런거 너무 무섭다. 시장의 논리에 따라 정부의 개입을 최대한 배제한다고.
순이네 구멍가게랑 홈플러스랑 상대가 되겠냐. 껌하나도 안산다. 모두 고사다. 그리고 나면 대기업들의 나눠먹기식 판이 되는거다.
문화라는거 전통이라는거 그렇게 어렵지 않다. 박물관을 세우고 깨끗한 화장실에 아파트, 대형 마트와 백화점, 깨끗하고 반듯한 거리가 문화라고 진정 믿는걸까. 이 나라 이 사람들의 냄세와 눈물, 향이 서린 곳 순간과 모든 시간들 그 모든 것이 문화이고 전통이고 진정한 우리 것이며 빌어먹을 외국 놈들에게 먹히는 것들이다. 자 우리 아파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볼까. 오 마이갓 왓더 퍽킹 판타스틱 싸인보드! 모두 잘났다고 더 번쩍 번쩍 정신없는 광고판 그 누구하나 뺴놓지 않고 알아볼 수 없다. (외국에서 정말 어렵사리 발견한 한국가이드북의 겉표지가 이거였다. 얼굴이 다 빨게졌다. 외국의 서점에서 발견한 ‘한국 관광책자’의 겉표지 사진은 무엇일까요?)
저번주에도 가고 저저번주에도 가고.. 피맛골 없애지마라. 너희 너무한다. 그냥 좀 내버려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