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슬을 보고 느낀, 서울극장 과 독립영화

제가 뭐 영화 전공자도 아니구요. 영화를 유난히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구요. 다만, 독립 영화도 가끔 챙겨보고 그 가치도 나름 이해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써봅니다. 영화쪽 일도 그야말로 ‘찰라’지만 엿봤… ^^;;;

서울극장. 그리고 한국의 극장들

암튼 어제 독립 영화  지슬 – 끝나지 않은 세월2를 봤습니다. 종로 서울극장에서 봤는데요. 요즘 자주 이용하고  있는 극장입니다. 약간 번외 이야기지만, 여러분. 골목 상권이니 자영업자가 힘들다는 이야기 말로만 하지 마시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태도가 필요할 듯 합니다. 굳이 홈플러스니 편의점이니 대기업이 운영하는 곳 안가도 될 경우에는 자기 마음에 들거나, 편한 위치에 있는 곳 애착을 갖고 한번씩 가주는 것도 참 큰 힘이 될테니까요.

서울극장도 마찬가진데요. 역사와 전통, 그리고 영욕의 서린 극장인데.. 역시나 우리나라에서는 그딴거 중요하지 않죠? CGV니 대기업 자본에 의한 편리하다고 믿게 만들고 뭔가 있어 보이는 멀티플렉스들 덕분에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이미 다른 곳들은 다 망했거나 망하다시피 하구 있구요. 이런 곳 이용해줍시다! 그냥 무슨 사명감을 갖고 이용하라는게 아니에요. 아래와 같은 장점이 있습니다.

서울극장을 이용하면 좋은 점들

1) 편리하다.

CGV 등 사람 드글데는 곳에 비해 자리도 언제나 넉넉하게 있고 사람도 분비지 않습니다. 화장실 줄설 일도 없구요. 팝콘도 바로바로 살 수 있습니다. 안내도 훨씬 쉽게 받을 수 있구요. 앉아 있을 자리도 많아요. 거기다 요즘은 이런 극장도 다 멀티플렉스 시스템을 적용해서 다양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2) 친절하다.

대기업 극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인간미가 있습니다. 할인 시스템도 다 적용되지만, 굳이 그러지 않아도 따듯함이 살아 있구요. 청소 아주머니나 표받는 분에게서도 메뉴얼화 되지 않은 진짜 친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3) 다양하다.

특히, 이 점이 강점인데요. 대기업 극장은 보통 배급권은 물론, 투자 역할까지 담당해 자기네가 돈을 쓴 영화를 밀어주죠. 당연히 다른 영화가 설자리는 없습니다. 이에 비해 다양한 영화와 규모나 자본은 작지만 괜찮은 영화들, 의미있는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곳이 이런 극장입니다. 예전 26년후나 지슬도 개봉관 찾기 힘들었죠?

4) 싸다.

쌉니다. 이점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자본에 대항하는 방법이 많지 않죠.. 다양한 할인 카드가 통용되고 기본 티켓 가격도 싼 편입니다.

어쨌든 문화의 다양성은 인류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주요한 문제입니다. 그렇게까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해도 다양한 목소리와 다양한 행동들이 존재하는 사회가 건강하고 무엇보다 즐거운 곳이겠죠. 나만의 리스트를 만들어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그게 의미도 있구요.

영화 지슬과 현재 진행형 역사

아무튼! 지슬을 봤습니다. 아시다피, 제주 4.3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영화가 어떻고를 떠나.. 먹먹했습니다. 이런일이 제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그리고 역사적으로 정말 많았다는 것. 그런데도 기가막히게 이게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 예나지금이나 위정자들은 자기 잇속만 차려먹고 민초들은 고통을 받는다는 것. 그런데도 그들이 우상이 되고 그걸 직접 당한 사람들도 그들을 뭐나 되는 듯이 생각한다는 것. 그리고 그게 우리네 유전구조인 것은 아닌가 하는 암담함.

한번씩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4.3 사건을 모르시면 인터넷에서 한번 검색해보세요. 제주도 인구가 25% 정도가 줄어들었던 학살 사건입니다. 해방과 미군정, 국부(??)라고 불리는 이승만씨와 누구의 아버지가 몸담았던 남로당의 실체들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불과 50여년전일입니다. 현재 60~70대가 실제로 겪었던 일이고 현재 우리도 몸소 체험하고 있는 역사입니다. 누군가 그랬죠. 현실은 영화보다 잔인하고 무섭다고.

 

영화 지슬과 독립영화


지슬은 부산영화제와 선댄스 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영화라고 알고 있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그 점을 살짝만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독립영화가 선택하는 소제나 앵글 자체가 자본이나 권력에게 반하거나 대중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접점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의미있고 평가받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26년을 그린 강풀이 그랬죠. “어떻게든 재미있게 그리고 싶었다.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볼 수 있도록 ‘재미있게 그리자’가 첫번째 목표였다.” 그런 면에서 조금은 재미적 요소를 감안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일단, 각 씬의 호흡이 너무 긴듯합니다. 예산이나 여러가지 독립영화의 사정상 다양한 컷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영화가 짧아지더라도 조금은 호흡을 줄여보았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제주도민의 순수함과 민초들의 인식을 표현하는데는 그런 편집도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었지만 지루함을 피할 수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로, 너무 큰 스케일을 설정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크게만 보아도, ‘군인들이 상주하던 마을’, ‘사람들이 도망친 마을’, ‘사람들의 이동하는 길’, ‘동굴’, ‘동굴 근처길’, ‘군인들이 작전지역’까지 6개나 됩니다. 조금은 과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동굴과 도망친 마을 2개 정도로도 충분히 알찬 이야기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소제야 의욕차게 잡았지만, 어쨌거나 현실적인 한계가 있는 독립영화니까요. 이와 관련해 아래와 같은 경우도 참고해볼 수 있을 듯 합니다.


뭐..처음부터 밝혔듯이, 제가 전문가도 아닌데 이러쿵 저러쿵하는 것이 웃기네요.^^:;; 그냥 관계자분이 보신다면 앞으로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지극히 어설프지만 써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간 독립영화나 제주 4.3사건에 별 관심없는 제 지인도 “매우 재밌다”고 했으니, 한번씩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도 서울극장 같은 곳에서요. :)

이상.

2017-02-12T14:58:35+00:00